수확의 끄트머리에 와 있다.

 

오늘은 양동이로 퍼부듯이 비가 내렸다.

바람도 거세어 잘 자라던 '레가시' 두 주가 밑둥에서 부러졌다.

수확을 핑게로 차일 피일 미루던 지주대를 세우지 못해

비바람에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부러졌다.

 

드문 드문 열려 있던 잔 열매들도 수 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나마 오다 안오다를 반복하여 물난리는 나지 않아 다행이다.

 

두달 가까이 진행된 수확 작업에

집안 식구들은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욕심을 내어 면적을 넓힌 것이 잘못이다.

적정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면적을 줄여야 할 지도 모르겠다.

더운날의 수확작업은 모두를 지치게 만들었다.

 

장마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 습기가 많아 후덥지근하고

끈적 끈적하여 일하기가 더 나쁘다.

장마비가 3~4일 더 내린단다.

폭우가 내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